정책선거 주장 유시민, 장관 시절 정책은?

수십 년간의 독재의 터널을 지나온 우리나라에 있어 민주화가 되었다는 지금까지도 정치권의 구태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나마 시민사회의 발전과 민주의식의 성장으로 구태 정치인마저 옛날처럼 쉽게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진보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이들 구태 정치인들보다 더욱 위험한, 새로운 종류의 정치인들이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낸다. 말로는 온갖 신선함과 개혁적인 것이 자기 것인 양 하고, 소외계층을 생각하는 척 하고, 구태세력에게 시비를 걸어 대치하는 듯하지만, 정작 권력을 잡았을 땐 구태세력과 다름없는 정책을 더 과감하게 추진하고는 또 다른 말의 성찬으로 안 그런 척 하는, 그런 부류들 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지난 주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그가 장관시절 '국정 브리핑'에 기고 한 글의 일부를 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는 대한민국은 슬픔으로 가득한 세상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안고 나온 아기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 의지할 자식도 재산도 돈도 없는 노인들, 원인조차 모르거나 원인을 알아도 고치기 어려운 질병에 걸린 이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장애를 얻은 어른들, 자신에게 닥친 크고 작은 시련과 삶에 대한 회의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는 사람들, 일해도 일해도 가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이 모두가 보건복지부의 이른바 '정책고객' 또는 '정책수요자'들이다. 대한민국 사회의 빛과 그늘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주로 그늘을 살피는 일을 맡고 있기에, 과천 청사 보건복지부 장관실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눈물과 회한, 슬픔과 절망으로 넘쳐 흐른다...' - 지난 3월 6일, 국정브리핑 공직자 칼럼 기고문 중

필력이 좋은 그의 글에선 소외계층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그가 장관시절 정작 한 일은 무엇이었나. 그가 장관 시절 앞장 서 추진했던 의료급여 본인 부담금 부과, 무상 예방접종 사업 무산, 국민연금 개정안 등 하나씩 짚어보자.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급여제도, 무상원칙 무너뜨린 유시민

사회복지 지출은 OECD 최하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도 그나마 오랫동안 잘 자리 잡은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제도가 있으니 그것이 의료 급여제도다. 의료 급여 제도는 유시민 전 장관 표현대로 소득이나 재산이 매우 적거나 희귀 난치성 질환에 걸린 국민이 돈 없어서 죽는 일이 없도록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참여정부 들어 이 제도의 발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방치되었다 싶었던 희귀성 난치병 질환자 등을 급여 대상자에 새로 포함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발전을 거꾸로 돌려놓은 것이 유시민 전 장관이다.

지원 대상을 늘리니 자연히 재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책임이 '의료 쇼핑'을 즐기는 등 혜택을 남용하는 소외계층에게 있으니 병원 갈 때마다 돈을 내라며 이른바 ‘본인 부담금’을 도입한 것이다. 당연 질병이 많은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건강상 취약한 이들이 주로 많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병원 이용이 많은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환자의 3.3배나 많다'는 복지부가 ‘의료쇼핑’의 증거로 제시한 통계는 이 같은 병의 중증도가 제대로 고려 안 된 엉터리였다. 이를 스스로 인정하고 드러나 열흘 만에 뒤집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다시 내놓은 통계에서 수치는 반 토막(1.48배)이나 났지만 문제는 여전했다.

그래도 유시민 전 장관은 직접 현란한 '국민 보고서'까지 써가며 직접 정책을 밀어붙였다. 겉으로는 '반성문' 같이 치장한 이 글 속에서 자기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극히 일부의 자극적인 극단적 사례를 들어 '정책 고객'에 대한 도덕적 마녀사냥을 서슴지 않았다.

유시민 전 장관 스스로도 절대다수의 의료급여 수급자가 선량한 이용자임을 잘 알진데 일부 남용사례를 핑계로 전체 이용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일말의 합리성이라도 있는가. 국가 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는 권고도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 뿐이 아니었다. 본인 부담금을 부과하는 대신 건강유지비를 지급하겠다고 하더니 사이버 머니로 지급한다며 다른 건강보험 환자와 구분되는 플라스틱 카드를 도입하였다. 의료급여 환자임이 너무 드러나면 암암리에 차별이 있다며 보험증을 같은 색깔로 바꾼 지가 언젠데 이젠 아예 대놓고 드러나는 플라스틱 카드를 도입한 것이다.

몇 천원, 몇 만원 하는 본인 부담금이 유시민 전 장관에게는 푼돈일지 모르지만 한 푼이 아쉬운 어려운 이들에게는 발길을 잡는 장벽이 된다. 플라스틱 카드가 얼마나 행정적 편의를 안겨줄 진 모르지만 다른 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그 것은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차별의 낙인이 된다.

소외계층에 마음아파 하던 글 속의 유시민 장관은 어디 갔는가. 그의 정책에서 삶이 어려운 이들은 혜택을 남용하는 부도덕 집단이자 관리와 통제의 대상일 뿐이었다.

2세를 위한 무료 예방접종 사업, 앞장서 무산시키고서 남 탓?

결핵, B형 간염, 홍역, 풍진, 파상풍, 백일해, 일본뇌염 등등 아이에게 맞춰야 하는 수많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이 보건소뿐만 아니라 일반 의원에서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 될 뻔 했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발의로 입법화된 이 사업을 앞장서 철회시킨 사람도 바로 유시민 전 장관이었다.

이유는 담뱃값 인상 무산이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무상 예방접종을 주도한 민주노동당이 예산을 마련하려는 담뱃값 인상에 반대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비판의 근거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승인된 사업 예산을 국회 예결산특위에 전액 삭감을 요청하여 정작 사업을 무산시킨 것이 본인이면서도 말이다.

더욱이 그가 국민건강 증진시키는 무상 예방접종 사업 예산을 국민건강을 해치는 담배 판매에서 마련하려는 기본 발상부터가 코미디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놀랍다. 결국 담뱃값 인상에 있어 흡연율을 낮춰 국민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복지부의 명분은 거짓이었고 정작 관심 있었던 것은 흡연자의 호주머니였다는 것을 장관이 스스로 자랑하고 다니는 셈이다.

그리고, 국가 예산의 0.025% 정도밖에 안 되는 500억원이 삭감되었다고 66억원 들여 시범사업까지 한 사업을 무산시킨 것은 장관의 의지 부족 또는 능력 부족이 아닌가. 자신의 눈의 대들보를 남의 비난 근거로 사용하는 그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국민연금, 정부내 합의기구 논의도 무시하고 일방삭감 강행

참여정부의 복지에 대한 의지, 동시에 유시민 전 장관의 복지에 대한 의지가 말 뿐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국민연금 개정안에서였다. 국민연금 하면 무슨 당장 난리가 날 것 같이 정부나 언론이나 이야기 하지만 우리나라가 현재 OECD 평균 연금 지출 수준인 GDP 7%에 이르려면 2050년이나 돼서야 이다.

하지만 나는 복지를 강조하기 마다 않는 현 정부의 진정한 복지에 대한 의지는 국민연금 문제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고령화가 현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분명하고 가장 큰 사회적 위험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기에 얼마나 사회적인 투자를 할 용의가 있느냐가 2030년에야 무엇을 얼마나 하겠다는 백 권의 보고서 보다 직접적인 의지의 시험대인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의해 급증하는 노후불안을 연금, 수당, 노동시장정책 등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얼마나 어떻게 사회가 공정하게 분담할 것인가이다. 현재 유일한 사회적 노후소득 보장 장치인 국민연금을 대책 없이 일단 깎고 보는 것이 '복지'를 생각하는 장관의 우선순위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은 이를 '장관직을 걸고' 추진했다. 처음부터 그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기구로 설치한 '저출산 고령화 대책 연석회의'에서의 논의조차 거부하고 일방적인 연금 삭감만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여성, 시민, 노동, 농민 단체는 물론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단체들까지 한 목소리로 이 같은 장관의 전횡을 막아달라고 청와대에 '읍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이같이 유시민 전 장관은 권위주의적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노후소득보장 제도인 국민연금 제도를 국민의 복지 차원이 아닌 국가 재정 문제로밖에 볼 줄 모르는 그의 편협한 시각을 확인시켜 주었다. 유 전 장관의 주장처럼 국민연금을 삭감하기만 하면 정부는 재정 부담을 덜지 모른다. 하지만 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늘어나는 노후불안은 사회적 분담의 몫이 줄어드는 만큼 그대로 힘없는 서민들의 몫으로 늘어날 뿐이다.

그의 개혁적 이미지는 정책 비판능력 부족한 언론 때문

이 모든 것이 지극히 뿌리 깊은 권위주의와 구시대적인 관료주의의 관행에 젖어있는 결과물 들이다. 그럼에도 유시민 전 장관이 여전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발언엔 쌍심지를 켜다가도 조금만 복잡한 정책적 사안이면 제대로 된 분석이나 비판은 고사하고 정부 발표를 받아 적기 바쁜 언론들 덕이 크다. 결국 개혁적 이미지에 의한 열광적 지지는 허상에 기반해 있을 뿐이다.

유시민 전 장관이 정말 본인의 생각에 의해서 장관 시절 그런 정책들을 추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 십년 보수정권에 익숙한 관료들이 갖다 주는 정책을 졸졸 따른 결과였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수많은 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이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단 구태 정치인들도 여론의 눈치라도 보고, 시민사회의 비판을 의식한다. 한나라당 정치인은 원래 그렇다고 알기라도 한다. 하지만 노무현이나 유시민 같이 스스로의 정책적 이해력에 비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지나치게 강한 정치인들은 관료주의적, 구시대적 정책에선 제대로 벗어나지도 못하면서 그 것을 마치 애초의 진보적 신념이었던 마냥 행세하며 앞뒤 안보고 밀어붙인다.

그 결과 그나마 있었던 공공의 기반이나 어렵게 이뤄낸 정책적 발전도 과감히 무너뜨려 버린다. 그러고서도 무엇을 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말의 성찬으론 자신은 여전히 개혁적인 양, 마치 구태 세력과 싸우고 있는 양 치장하니 안 그래도 취약한 합리적인 정치적 논의의 기반마저 허물어 버리는 것이다.

이들이 여타 다른 구태 정치인들 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 같은 이유이다. 선택의 실패는 노무현 한 번으로 족하고도 남는다. 유시민, 그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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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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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7 19: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글쎄...

    위의 글쓴이의 좁은 판단의 한 부분만 보여지는 듯...

    결국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선한척하기 위해

    세상을 악에 구렁텅이에 밀어 넣어야만 만족하는 글인듯...

    뭐 본인은 아니라고 최면하지만 본인의 행동은 그런 결과로 몰아간다는 거지...

BBC 누른 '채널4뉴스'엔 특별한 것이 있다

- 생동감과 역동성 넘치는 뉴스로 '올해의 뉴스진행자상' 등 휩쓸어



▲ 로얄 텔레비젼 소사이어티 저널리즘상을 휩쓴 채널4 뉴스팀
ⓒ 채널4 뉴스
지난 22일 영국 내 방송 저널리즘의 최고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로열 텔레비전 소사이어티 저널리즘상(Royal Television Society journalism award) 시상식 이후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갈렸다.

세계적 명성의 BBC 뉴스는 카메라맨 단 한 명의 수상에 그친 데 반해 ITN이 제작하는 채널4 뉴스는 최고의 국내·해외 저널리즘을 비롯하여 올해의 뉴스 프리젠터(진행자) 상 등 굵직굵직한 5개의 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영국 생활 4년째, 꽤 오랜 기간 채널4 뉴스의 애청자였던 나로서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 방송 뉴스도 이들의 형식을 좀 빌린다면 좀 더 역동적이고 내용 있으면서 흥미로운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던 터라 이번 기회를 빌려 이들의 독특한 뉴스 진행 방식과 저널리즘을 소개해 볼까 한다.

두 개의 뉴스 데스크로 분리해 뉴스의 역동성 살려

채널4 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두 개로 분리된 뉴스데스크다. 대부분 방송 뉴스가 하나의 중앙 데스크에서 한 명 또는 두 명의 진행자가 진행하는 형식과 달리 채널4 뉴스는 주요 뉴스를 심도 있게 전달하는 중앙 뉴스 데스크와 기타 뉴스를 다루는 보조 뉴스 데스크로 분리되어 있다. 이 두 데스크가 서로 분리된 역할에 따라 주고받는 진행 방식은 전체 뉴스 프로그램의 역동성을 살려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방송 뉴스의 주요 뉴스는 비슷한 형식의 몇 개 꼭지를 통해 전달된다. 반면 채널4 뉴스의 중앙 데스크를 통해 전달되는 주요 뉴스는 리포트·인터뷰·토론·분석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그 중 특히 도드라지는 부분은 주로 생방송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뷰다.

대부분의 주요 뉴스에서 정부 장ㆍ차관과 같은 뉴스의 당사자, 또는 시민단체나 이해집단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스튜디오 내에서 또는 대형 화면에 연결되어 실시간 인터뷰가 이루어진다.

실시간 인터뷰를 통해 뉴스의 생동감은 물론이거니와 관련 당사자 또는 관계자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직접 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논쟁적 사안은 양쪽 관계자를 모두 스튜디오로 불러들인다. 생방송 뉴스에서 이렇게 당사자를 직접 출연시키는 데는 당연히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들을 다루는 진행자들의 숙련된 솜씨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킨다.

▲ 채널4 뉴스 인터뷰 장면
ⓒ 채널4 뉴스
말의 진검승부를 보는 듯한 생생한 인터뷰

올해의 프리젠터 상을 받은 존 스노우(Jon Snow)를 비롯한 메인 진행자들은 인터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해박한 이해력으로 인터뷰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장악할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질문을 연타로 날려 대상자에게 분명한 답을 하게끔 유도하는 솜씨는 뉴스의 긴장감과 흥미를 높인다.

물론 인터뷰 대상자로 자주 등장하는 국회의원 장ㆍ차관(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장ㆍ차관이 모두 국회의원이다)들도 만만치는 않다. 확실한 근거와 논리로 무장한 이들은 날카로운 공격을 쉴 새 없이 받아친다.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거짓으로 드러난 후 이루어졌던 진행자 존 스노우와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 간의 인터뷰였다. 분명한 잘못의 인정을 받아내려는 스노우와 이를 방어하는 블레어 간의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은 마치 말이 칼이 되어 서로 부딪치는 진검 승부를 보는 듯했다.

서로 잘 짜인 점잖은 인터뷰에 익숙했던 나로서는 가끔 '왜 저런 수모를 당하면서 인터뷰에 임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불리한 사안에서조차 직접 당사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생방송 인터뷰에 임하는 매력일 것이다.

전쟁의 위기 속에서 사람을 보여주다

▲ 채널4 뉴스의 중심 진행자 존 스노우
ⓒ 채널4 뉴스
채널4 뉴스가 뛰어난 또 다른 측면은 논쟁적 사안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매우 심도 있게 전달해 준다는 점이다. 특히 이란 핵위기가 높아지기 시작할 무렵 다른 뉴스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반응을 그냥 보여주는데 그친 반면 채널4 뉴스에서는 중심 진행자인 존 스노우를 이란에 파견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 이란의 분위기뿐 아니라 언론·여성·사회 현안 등 이란의 다양한 측면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살벌한 핵무기 논란 뒤에 자칫 잊히기 쉬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던 이 기획은 이번 시상식에서 스페샬리스트 저널리즘 상을 받기도 했다.

이라크전 보도에서도 폭탄 테러가 몇 번 일어나고 몇 명이 죽는다는 매번 반복되는 뉴스를 넘어서 그 속의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었다.

새로운 이라크에 희망을 품고 돌아갔던 영국 망명 이라크인 의사가 후세인 치하보다 더 일상적으로 유린당하는 인권을 보고 다시 이라크를 떠나면서 독백조로 들려주는 이라크 현실은 사회적 붕괴상황이 한 사회의 가치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뛰어난 뉴스 리포트였다.

우리나라 방송 뉴스들이 시청률을 의식할 때면 흔히 자극적인 소재나 이용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미 내용에서나 형식에서나 너무나 뻔한 뉴스의 틀에 질려가고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 채널4 뉴스는 뉴스의 흥미와 생동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질적으로도 다른 차원의 뉴스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덧붙이는 글 -----------------------


채널4는 최근에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빅브라더를 방송하는 바로 그 채널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채널 이미지와 정치적 지위에 상당한 타격을 입긴 했다. 하지만 시사부분에서 채널4 뉴스를 비롯하여 대표적인 심층시사 프로그램인 디스패치스(Dispatches) 등은 영국내 어떤 공중파 채널보다 뛰어난 명성을 지니고 있다.



- 2007년 2월 23일 오마이뉴스 기고, 25일 메인탑으로 보도


보도본 보기: BBC 누른 '채널4뉴스'의 인기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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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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