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 자주파, 그리고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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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창당을 지향했던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 그러나 종북주의 존재와 민주노동당의 사망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사진@오미아뉴스 이재덕


"정말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있나요? 민주노동당에?"

반갑게 온 지역 위원장님의 전화를 받았을때 답답한 마음에 그렇게 물었다. 종북주의라...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다.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소위 자주파였다. 10여년전 대학생이던 시절에 말이다. 그때는 자주파라는 말도 없었다. NL이니 민족해방파니 했다.

물론 뭣 모르고 운동에 참여하게 될 때는 몰랐지만 1학년을 지날때쯤 운동권에도 다양한 분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그 때 열심히 조직하고 거리에 나서는 자주파가 좌파 이론가 족보나 따지기 좋아하는 평등파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걔중 북을 유독 지나치게 흠모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을 사랑하는 열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문제삼진 않았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대북정책 덕에 전쟁위기설이 심각하던 때라 북한과 화해하고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던 그 때 였다.

나도 10여년 전, 대학생 시절엔 소위 '자주파'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 순수하던 그 열정은 소중히 간직하고 시민운동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세상이 그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에 이해하던 것처럼 미제와 그 앞잡이들만 때려잡으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단순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결국 운동가로서 살기엔 운동의 지표가 될 대안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없는 사정에 어거지로 영국으로 유학길까지 올라 그렇게 5년의 세월을 보냈다. 의회 민주주의 산실이라는 이들의 정치를 보면서, 복지국가라고 하는 이들의 정책을 공부하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우리사회의 대안을 내어보기위한 단초를 찾는 시간들이었다.

그랬기에 영국사회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순 없었다. 민주정부를 가졌다는 우리나라가 양극화, 고령화 등 새로운 수준의 사회문제에 직면하면서 민주주의가 작동하여 대안이 도출되기 보단 과거 권위주의적 틀에 갇혀 미봉책만 반복되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 가운데 방치된 서민들은 급증하는 사회문제를 홀로 개별적으로 감당하느라 더욱더 극심한 고통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보아왔다. 그런데도 민주정치를 이해조차 못한 구태의연한 정치권는 서민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허무한 다툼으로 절망만 안겨주는 것을 보아왔다.

그럴수록 소중해지는 것은 민주노동당이었다. 누가 무어라 해도 명백하게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대표하고, 분명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가장 근대적인 정당 구조를 가진 정당은 민주노동당 밖에 없었다. 그래서 민주주의적 대표성을 가지고 명확한 대안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권내 정치세력은 민주노동당 밖에 없었다.

공부할 수록 소중하게 다가오는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결국 민주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했다. 공부를 마친후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보다 당장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것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운동권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변에서 손가락질 해도 그래도 희망의 근거는 거기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민주노동당이 가야할 길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이를 심각하게 느낀 것은 부유세 공약을 실현시키겠다며 입당했던 윤종훈 회계사가 탈당했을 때였다.
이미 자주파가 최고위원회를 싹쓸이 했다고 말이 많았었다. 그 때 윤종훈 회계사는 '선거때 써먹었으면 됐지 부유세 얘기를 왜 자꾸하느냐'는 최고위원회의 분위기에 결국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는 10여년 전 투쟁에만 목 매던 학생 운동시절을 그대로 연상시켰다.

안그래도 2004년 국회 진출 후에 학교 급식 운동, 상가 임대차 보호법 제정운동 등 활발하고 생동감 있었던 생활 정치가 오히려 실종되고 뻔한 정치투쟁에만 당이 휘말리는 것이 의아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수의 조직력으로 당권을 장악한 자주파와 그런 변화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잘 몰랐었다.

그 때는 의원의 당직 겸직 금지 조항으로 정책을 실현시키는 공간인 의회와 대중과 호흡하는 공간인 당을 분리시킴으로서 생긴 병폐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2006년 부당한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조승수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로 나설 때, 의회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됨으로서 이런 병폐가 풀릴 수 있겠다 생각하며 반겼다.

그런데 당대표 선거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거법 위반으로 조승수 전 의원을 대표로 뽑아도 대표직을 수행 할 수 없다는 흑색선전이 선거를 뒤덥었고, 결국 인지도에서 한참 떨어졌던, 그러나 자주파가 지지한 문성현 대표가 선출되었다.

게다가 당이 정책 정당으로 발전은 고사하고 이상한 일만 반복되었다. 반복되는 선거 참패로 지도부가 총사퇴해봤자 선거를 하면 자주파 지도부가 또 당선 되었다. 종이당원, 대리 투표, 조직 동원 등 6, 70년대 독재정부를 연상시키는 부정행위 사례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당은 매번 유야무야 넘어갔다.

당 회계는 공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엉망이 되고 당직자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당 책임자 입에서는 '헌신성'을 강조하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헌신성은 10여 년전 지겹도록 들었던 자주파 운동가의 핵심 덕목이었다. 그 것이 고작 국가 보조금까지 받는 제도권 정당에서 월급도 제대로 안주면서 잠자코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소리였단 말인가. 그런 아마추어적 사고로 다른 제도권 정당과 경쟁이 될리 만무했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와도 모자를 판에 그렇게 민주노동당은 있는 사람도 몰아내고 있었다.

점차 퇴행적으로 변해 간 민주노동당, 드러나는 자주파 당권장악의 의미

그럴수록 자주파의 당권장악이 갖는 의미는 점점 더 분명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자주파 비판에만 안주한 상대 정파라는 평등파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지 이것은 자주파대 평등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수의 조직력으로 언제나 당권을 장악하는 자주파는 단지 평등파 뿐 아니라 다양한 당내 논의가 당 활동에 반영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시켰다. 이는 제대로된 제도권 정당으로 성장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구태의연한 운동권식 당 운영으로 민주노동당을 점점 추락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정점은 지난 대선에서 자주파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권영길 후보가 내세운 '백만 민중대회'였다. 이른바 민주개혁진영이 몰락한 그때 새롭게 진보의 가치를 세울 수 있는 그 때, 진보적인 정책적 비전이 무엇보다 절실했던 그 때, 중심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고작 판에 박힌 '대규모 집회' 였다.

이 역시 그 아득한 10여년전에 학생시절 들었던 계급혁명의 자주파 버전인 '전민항쟁'의 재판이었다. 기가 턱 막혔다. 산속에서 아직도 2차대전에 끝난지 모르고 숨어있었다던 일본 병사가 생각났다. 당원용 메일로 날아드는 그 10여년전 학생운동권 문건과 거의 다름없는 수준의 논리를 보면서 절망했다.

원내 3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정당 해산에 가까운 3%의 지지에 멈춘 이후에야 당 혁신 문제가 심각하게 떠올랐다. 처음에는 종북주의를 말하면서 당을 일찌감치 떠나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어떻게 세운 당이었는데, 아무리 그렇게 당이 썩었을까 등등 아쉬운 희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도 심상정 의원이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간 정책적 비전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그러면서 가장 선명한 민주노동당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정치인 아니었던가. 그가 당대회에 제출할 혁신안을 제시했을 때 단호한 조치들에 다소 놀라웠지만 그간 자주파의 당권장악이 의미했던 바들을 생각하면 불가피한 수순으로 이해 되었다.

당대회 혁신안은 자주파가 반성과 혁신의지가 있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즉, 최소한 그동안 극단적으로 드러났단 당권파의 폐단들을 자주파를 비롯한 당 자체내에서 스스로 인정하고 청산하고자하는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당 혁신은 요원한 것이었다. 그 대표적 폐단들이 당에 스파이 행위를 한 당원에 대한 불분명한 조치였고, 평화지향 정당으로 용납될 수 없는 핵 자워권 발언이었고, 종이당원, 집단 당적이동, 대리 투표 등 추악한 부정행위로 당권을 장악해 온 패권주의 였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 이정훈 전 중앙위원에 대한 제명 안건은 자주파가 당의 정체성을 기본적으로 존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아닌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당원의 성향 분석 자료를 북한에 넘긴 스파이 행위는 당 정체성에 대한 부정이었고 이에 대한 반성과 단호한 조치 없는 당의 혁신이란 성립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주파 인사들은 각종 인터뷰에서 이를 '신념'의 문제라고 했다. 북한을 위해 당에 스파이 행위를 한 것이 신념이라면 그것은 말그대로 종북주의가 아니면 무엇인지 모르겠다. 자주파는 당대회에서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국가보안법을 무기로 총공세를 펼쳐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조차 뒤흔들어 놓았고 결국 압도적 표차로 혁신안을 부결시켰다.

설마설마했던 종북주의의 존재가 드러나고 그것이 얼마나 당을 썩게 만들어 놓았는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종북주의가 아닌 패권주의라 생각했었지만 결국 '종북주의를 하기 위해 패권주의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진중권씨의 지적에 동의하게 될 수밖에 없게 된 순간이었다. 종북주의라는 퇴행적 사고에 젖은 이들이 이를 억지로 실현시키기 위해서 나왔던 각종 부정행위들이었고, 그 외골수에 다양한 논의와 대안은 압살돼왔던 것이다.


이미 그 전에 자주파는 대선 참패를 평가한 안건에 대해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수정함으로서 참패를 인정할 뜻도, 그래서 이를 극복할 혁신을 받아들일 의사도 없음을 확인하였다. 그것도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나는 민주노동당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혁신 불능정당이된 민주노동당이 이젠 진보정당도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민주노동당을 떠나고자 한다. 혹자는 민주노동당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고 하지만 당 정체성 부터 부정하는 세력이 다수를 장악해 당전체를 좌주우지 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무슨 재주로 당을 죽지 않게 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이제 한국을 떠나온지도 5년째, 10여년전 학생 운동을 같이 했던 사람들과도 연락을 못한지 꽤 되었다. 생활인이 되어있을 수도 있고, 운동한다고 현장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번 민주노동당 사태에서 이렇게 민주노동당이 썩어 문드러지고 무너지는데 일조를 했다면 정말이지 마음껏 원망하고 싶다.

이제 통일과 자주를 '자주파'와 분리하고 그들의 진보운동내 역할을 재평가 할 때

나는 통일 운동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사회 핵심 문제라고 보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핵심 과제중 하나라는 점을 충분히 동의한다. 또한 나는 자주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반미에 매몰되는 단순한 사고를 거부하지만 외국에서 볼 수록 우리사회가 얼마나 미국에 편향되어 있는가를 알게 되었기에 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된 우리의 역할을 찾고 우리사회의 대안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통일과 자주의 가치를 운동권 세력인 '자주파'와 이제 분리해서 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가치와 분리하여 그동안 학생운동의 몰락과 노동운동의 쇄락과정 등에서의 '자주파'의 역할에 대하여 진보운동 전체가 재평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제 퇴행적 운동권 집단으로 변질되어 버린 '자주파'가 그 특유의 조직력으로 또다른 진보운동을 망가트리는 것을 방치하기엔 우리에겐 이미 기회가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의 과제와 자주의 가치가 '자주파'의 전유물이 되어 진보운동에서 함께 몰락하기엔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부질없는 부탁인 줄은 알지만 자주파에 속한 이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맹목적이리 만큼 쫓는 그 '자주'와 '통일'의 가치를 스스로 어떻게 퇴락시키고 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반성도, 혁신도 부정하는 당신들은 다른 이들이 부정하기 전에 스스로 진보임을 부정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몰락도, 심지어 지난 대선 문국현 후보의 출마까지 미 중앙정보부의 농간이라고 부르짓는 그대들은 심각할 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경영과 형님 아우 할 소리일 뿐이다.

- 2008년 2월 10일 오마이뉴스 기고, 11일 '오름' 기사로 보도

보도본 보기: 나는 왜 민주노동당이 죽었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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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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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중권이 맞다 민주노동당내 자주파는 진보 아니다

    2008/03/16 13:56
    삭제
    진중권이 민주노동당 내 자주파에 대해 '그 사람들 절대 진보진영이 아니다'며 특유의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냈다(진중권 "자주파는 진보 아니다. 얘기 들어보면 가관"). 진중권은 기사에서 민주노동당내 자주파에 대해 '진보가 아닌 종교집단'이라고 잘라 말한다. '북한을 상전으로 모시고, 북한을 본사라 부르는' 등의 대북 종속성을 비판하면서다. 비민주적인 방식의 '쪽수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운다. 바른 지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비판받아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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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까치
    2008/02/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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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영님 글 잘 읽었습니다. 솔직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겠지요. 바로 이런 솔직함으로 좋은 세상 만듭시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뵙기를 빕니다.
  2. 장지영
    2008/04/17 02:5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어떻게하다보니,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는데 글을 보니 참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직접 겪으신 건가요?
    마찬가지 이유로 종북으로 몰아가며, 민주노동당 죽이기에 나섰군요.
    저는 평등파 자주파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도 않고, 어른들이 무책임하게 편가르는 그런 것도 솔직히 역겨운 평당원입니다.
    님이 말씀하신데로 운동가의 핵심덕목이라 하는 헌신하는 지역이 일꾼들을 보며
    새삼 저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정당이 있구나
    내돈 만원이 아깝지 않겠다 여겨 당원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팔짱끼고 지켜보다가 조금씩 함께 장애인 이동도우미나 푸른학교사업을 했고,
    이후에는 정치적인 활동까지 했습니다.
    이라크파병반대, 선거투쟁,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투쟁, 뉴코아 이랜드 투쟁. FTA투쟁등
    지역사업부터 선거, 그리고 투쟁.
    후보로 나간 사람들이 평택에서 연행되어 가면서까지 몸사리지 않는 그들을 보며
    믿고 함께 해도 내청춘 아깝지 않겠다 여겼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얻어가는 거 아닌가요?
    저는 제가 보는 아니, 제 지역에 사람들을 보면 지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저 역시 너무 힘들어 잠수도 몇번 타보고, 회피도 해봤습니다.
    그럴정도로 그들은 당신이 비꼬는 그 헌신. 그렇게 헌신적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가 된건지. 북을 상전으로 모신다구요? 참.....예전 독재시절 빨갱이로 몰아가던 때보다 더 무섭습니다.
    4년간 의정활동하며 동지라 하던 사람들이 종북으로 몰아가며, 남아있는 사람들을
    아주 어렵고 외롭게 만들고, 어쩜 그리도 냉혹하고 무서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른들, 지도부 두 정당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
    당원들을 몹쓸 사람으로 만들고 상처준 점 무릎꿇고 사과해도 풀리지 않을 참입니다.
    대북종속성을 얘기하는 지역의 일꾼은 없습니다.
    그냥 6.15나 8.15 행사에 가서 통일을 얘기하고, 축제처럼 율동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시간을 갖곤 했지요.
    저희는 평택과 이랜드 투쟁에 사활을 걸고, 싸웠습니다.
    평일에도 퇴근하고 가까운 야탑과 강남에 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눈물을 흘리고,
    평택에 어르신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사무치기도 했습니다.
    명절에는 꼭 어르신들을 찾아가 마을잔치도 벌이고. 떠나가셨지만, 땅은 빼앗겼지만,
    미국때문이 아니라, 부당한 정부가 아니라, 정말 그 늙고 힘없는 어르신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강했기 때문입니다.
    당신네들은 참 말도 잘하지요.
    저는 무식쟁이라서 저의 당을 옹호하는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진보신당이라고 하는 곳은 연예인들도 다 가셨고, 평론가들 , 말씀 잘하시는 언변가들이
    넘쳐나서.....참 부럽기도 합니다.
    그곳에 계신분들. 저희 종북으로 몰고 마음이 어떠신지 묻고 싶네요.
    한나라당, 조선일보보다 더 무서운 당신들이 그래서 더 더 밉고 싫어집니다.
    언젠가는 역사가 판단해줄겁니다.
  3. toakdmf
    2008/05/12 13:2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여보시오...역사가 판단해줄겁니다 "를 쓰신분!!!평택의 어른들은 않지켜주어도 좋으니 당신식구들과 부모님부터 잘~~~모시길 바라오...정치는 꾼들한테 맏겨두고 제할일이나 잘하면 이것이 애국이요....(무실역행)!!!!!!!!!!!!!!!!

결국 아기를 둘로 쪼갠 가짜 엄마들, 한국 정치에서 진보를 퇴장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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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당대회 표결을 하는 민주노동당 대의원들. 이 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은 혁신안이 부결되면서 대표진보정당으로서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 진보정치 정택용


역시 '불패의 신화'를 자랑하는 자주파는 위대했다. 당내 정보를 외부세력에서 보고한 최기영, 이정훈 당원에 대한 제명을 삭제하는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묻자 주황색 기표가 회의장을 뒤덥혔다. 함성과 박수소리가 이어졌지만 그 것은 쪼개지는 아기의 마지막 비명소리로 들려왔다.
관련글: 솔로몬 지혜도 안통하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대위가 최선이다 - 2008/01/05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상당수의 대의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으며 심상정 비대위원장도 퇴장했다. 이후에 그 역사적인 민주노동당 임시당대회는 계속 진행되었지만 더이상 '당'대회가 아니었다. 차라리 우물안 승리에 우쭐한 개구리들의 합창대회가 더 어울리는 제목인 듯 했다.

'종북주의' 규정 선 그으며 '해당행위' 구분한 최소한의 혁신안도 부정

당을 쪼개느냐 아니냐는 극한의 갈림길에서 솔로몬의 지혜라도 발휘되는 듯 가까스로 심상정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결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에서 그 존재는 완전히 부정되었다. 비대위는 그동안 당내 패권주의의 병폐에 대해 과감하게 손을 대려 했지만 패권주의적 다수파는 일말의 타협조차 거부하고 내처버렸다. 결국 마지막 기대와 희망으로 유일하게 유의미한 진보적 정치세력으로 남아있던 민주노동당은 마지막 사망선고를 받고 말았다.

따져보자. 심상정 비대위의 현상황에서 최선의 안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동안 당내 극도의 불신의 원인이 되었던 다수파의 패권주의 폐해에 대해서 단호하게 집었으며 그것은 극에 달한 분열을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에 한정되었다.

비대위는 대신 그간 당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과도한 비난엔 선을 그었다. 반면 극단적으로 드러났던 '행위'에 초점을 맞춰 단호한 처리를 주문했다.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던 최기영, 이정훈 당원에 대한 제명 결의가 그 대표적인 것이었다.

당대회에서는 여전히 국가보안법 피해자라는 점이 두각 되었다. 하지만 이미 그 점에서는 당에서는 변호인단까지 꾸려 아낌없는 지원을 하지 않았던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이 시점에서는 확인된 '해당 행위'에 대해서 따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반대자들은 공안당국의 자료라는 점으로 해당 행위의 증거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거기에는 본인들의 법정진술까지 포함되어있었다.

확인된 해당행위조차 구분 못하는 민주노동당, 결국 진보정당 운동으로서 마침표

무엇보다 압권은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다른 해외 진보정당과 교류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궤변이었다. 당의 공식 활동으로 하는 교류와 음성적으로 당내 정보를 외부세력에 '보고'한 것도 구분을 못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두 당원에 대한 그간 당의 모호한 입장이 분당위기를 불러올만큼 불신을 키워온 원인이었기에 이에 대한 분명한 정리 없이 당이 더이상 유지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은 다들 너무나 잘 인식해온 것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수파는 다른 타협적 수정안도 배제시킨채 제명안 삭제를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아예 명시적으로 분당을 결의한 것이다. 결국 수많은 피와 땀이 서린 진보정당 운동이 가까스로 만들었던 민주노동당의 역사는 그렇게 마침표를 찍고 있었다.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파행과 분열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당분간 한국정치에서 진보정치의 퇴장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권을 지나는 동안 진보세력으로서는 형해화 되어버렸던 이른바 '개혁세력'은 이미 손학규를 대표 선출하면서 '우향우'를 선언해 버렸다. 그 대안으로 반짝했었던 문국현 전 후보는 결국 대선 후 '개인'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세력의 싸움이 되는 총선을 앞두고 내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우향우 민주신당에 이어 민주노동당 파행은 한국정치에서의 진보정치 퇴장

그나마 마지막 진보의 보루나 마찬가지 였으면서 또한 유일하게 현대 정당으로서 튼튼한 전국적 조직기반을 갖추었던 것이 민주노동당 이었다. 어쩌면 이번 논란은 민주노동당이 '운동권' 정당에서 벗어나 현실 정치에서 대안세력으로서 도약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가름 할 수 있었던 결정적 실험대였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혼란이 지난 총선 의회 진출 이후 전례없던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과거 편향적 폐단을 벗고 심상정 대표가 제시했던 전망대로 이미 불안한 여론을 지피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독주에 정책적 대안으로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선보인다면 전과 다른 민주노동당의 위상을 기대해 봄직 했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를 끝으로 명확히 입증된 것은 얼마나 민주노동당이 퇴행적 운동권 논리에 갖혀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당대회에서 느껴지는 것은 대안적 진보정당으로서의 재창당은 고사하고 사상의 자유와 명백한 해당행위조차 구분 못하는 '의리'의 정서가 지배했다.

이로서 신당창당운동이 힘을 받겠지만 절름발이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드러났듯이 신당은 신당데로 '북한을 별도의 주권국가'로만 취급하겠다는,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에 묶여있다. 자주파를 배제한다는 편협한 기준에 눌려 누가 뭐라고 해도 북한과는 특수한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애써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진보의 대표적 정당으로서 서는데 결정적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신당운동도 '반자주파' 논리에 묶여 있는 한 절름발이 피하기 어려울 것

그럼 민주노동당은? 일개 종파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만큼 이제 과거의 진보의 대표적 정당으로서의 위치는 이미 상실되었다. 다른 이가 낳아논 아이를 덥썩 받아안은 가짜엄마는 이거라도 어디냐 신날지 모르지만 반으로 갈라진 그 아이는 이미 죽어있다.

이제 나머지 세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인 만큼 정책적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정당으로서 선거를 앞두고 백만민중대회 같은 집회에나 온힘을 다 쏟는 퇴행적 운동권의 행태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인수위에서부터 드러나는 이명박 정부의 독단적인 행태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지는 반면 그 반대 진보진영은 모두 혁신에 실패하고 대선 이후의 궤멸적 상황은 더욱 심화되었다. 경제를 부르짖으면서 민생경제를 외면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기반은 향후 몇년 이내에 무너질 것은 더욱 분명해 보이지만 그 대안세력이 모두다 이토록 절망적이라면 암흑의 시대는 생각보다 더욱 길어질 것이다.


자주파와 국가보안법, 적대적 공생관계?

결국 자주파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라는 점을 부각시켜 최기영, 이정훈 두 당원에 대한 제명안 철회를 밀어붙였다. 이는 제 3세력인 '다함께'의 지지까지 얻어 압도적 표차로 철회를 관철시키는 결정적 명분이었다.

하지만 이 속에서 확인된 것은 자주파와 국가보안법의 적대적 공생관계였다. 자주파측 발언자들은 해당행위를 국가보안법 논란과 분리시키려는 비대위측 주장에 대해 '과연 이것이 국가보안법과 분리시킬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맞 다. 이 문제가 이렇게 커진 것은 국가보안법 덕분이다. 비대위측이 여러번 강조했듯이 한나라당에 자료를 유출했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제명이되고 깨끗하게 정리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 두 당원을 끝까지 끌어안아 이를 제대로 처리 못했던 그간 당권파 폐해에 대한 청산을 끝까지 방어할 수 있었던 자주파의 명분 역시 국가보안법이 아니고는 불가능 한 것이었다.

이미 질문이 필요없듯이 10여년간의 자유주의 세력의 집권을 통해 남북관계가 전례없이 진전된 지금 서민들의 어려움과 이른바 남북분단의 '민족모순'은 거리가 그만큼 멀어졌다. 고령화, 양극화, 폭증하는 사교육비, 비정규직 문제 등 어느하나 남북관계나 반북논리로 설명되는 성격의 문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한 자주파 대의원이 '국가보안법에 굴복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혁신안 쟁점을 규정해 버렸을때 진보정당이 대처해야할 이같은 한국사회 위기들은 순식간에 사라진 채 당대회장 시계는 갑자기 80년대로 돌아가 있었다.

국가보안법은 한쪽으로는 명분이 사라진 공안기관들이 자신의 존재를 그래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도 역시 여전히 편향된 시대인식을 정당화 시켜주는 마지막 명분이 되어 지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 2008년 2월 3일 오마이뉴스 기고, 4일 '버금' 기사로 보도

보도본 보기: 민주노동당, 결국 사망선고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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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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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노동당과 새로운 진보정당

    2008/02/04 09:36
    삭제
    어제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당대회를 통해, 이제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는 기반이 민주노동당 내에 형성되어 있음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에따라 각종 언론에서는 이제 민주노동당이 분당의 수순을 밟게될 것 같다는 전망들을 내 놓고 있다. 민주노동당 임시당대회 분당이라는 문제는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의 진보진영이 처해있는 정치적 구도를 파악해 본다면, 분당은 오히려 진보진영의 정치적인 영향력...
  2. 당대회 결과, 어떻게 볼 것인지.. 이후 어떻게 해야할지..

    2008/02/06 17:51
    삭제
    1. 비대위에게 요구된 역할과 과제, 비대위가 건설된 배경 11월 중앙위원회에서 비례후보 선출방식 결정(1인 6표제 - 다수파가 독식할 수 있는 방식이 통과), 분당-신당 이야기 시작 → 대선참패 → 지도부 전원사퇴 → 혁신해야 한다는 요구를 안고 심상정 비대위 출범 (탈당과 신당 건설 시작하여 계속 됨) → 정파 일부에서 ‘종북’이 핵심문제라고 제기 → 당대회 안건 ‘평가와 혁신안건’ 제출 →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비대위 불신임으로 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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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4 11:2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차라리 지금 생각해 보면 사회당이 대체재가 될수도 있을 겁니다.
  2. 글쎄요
    2008/02/04 11:3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북한에게 보고하는 자주파는 빨갱이인데.. 그게 진보라면 민노당은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3. 지나가다
    2008/02/04 17: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대가 말하는 '자주파'의 투표행위가 '일개 종파의 무소불위적인 권력'인지 대의원들의 투표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그런다고 해서 종료되지 않은 회의장에서 자신들의 안건이 부결되었다고 쪼로록 퇴장해버리는 심상정 비대위 이하 사람들은...참으로 딱합디다. 다른 어느 조직 어느 공간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때(비단 정파 관련 문제가 아니라 할지라도)에도 똑같이 그렇게 할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2008/02/04 20:2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시는 내용이 참패한 대선 평가도 삭제시키고 핵심 쟁점이었던 징계안도 완전 삭제시켜서 비대위를 완전 송장으로 만드는 상황에서 심상정 의원을 향해 '그래도 비대위원장을 맡으셔야 한다'고 발언하고 그에 박수를 보내는 정말 철없는 얼굴들이 생각나게하는 군요.

      한 진보정당의 역사가 절단이 나는 상황에서 초딩수준의 예의범절을 따지는 것이 얼마나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뭐 그런 인식 수준들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이기도 하겠지만요.
  4. 2008/02/07 11:5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엮인글을 해 주셔서 찾아뵙습니다.
    저 또한,..
    안타깝고.. 답답 합니다.

    우리 모두는..자주와 평등을 향한 진보운동이 멈출 수 없습니다.

    이 땅에서 진보운동을 하고자 나선 사람들 모두
    지금의 민주노동당의 현실을 먼집 불구경하듯 할 것이 아니라
    진보운동, 통일운동 전체가 처한 현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 지혜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남의 일로 외면하기에는 민주노동당은 우리 민중의 가슴속에 너무나 깊이 들어와 있으며, 민족 민중의 기대가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을 해명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출발점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랫 글을 덧붙입니다.



    [김승교] 왜 반대할 수 밖에 없었는가?

    당대회가 산회하고 당의 혼란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당중앙위원이면서 총선예비후보이기도 하지만, 소위 '일심회 사건'의 변호인이기도 했고, 당대회에서 가족대책위와 변호인단의 입장에서 비대위안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여, 논란이 된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해명이 필요하겠다 싶어, 당대회에서 왜 저는 비대위안에 반대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지를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로써, 현 사태의 사실관계와 본질적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평어로 서술함을 양해바랍니다.

    1. 비대위는 법원 판결문만을 근거로 결론(편향적 친북행위, 명백한 해당행위, 제명필요)을 내렸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의 소명도 듣지 않았고 소명기회도 주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서둘러 내린 결론이었다. 이것을 제대로 된 조사이고, 제대로 된 결론이라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비대위는 부실조사, 편파조사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공당의 지도부가, 그것도 진보정당의 지도부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2. 당대의원들이 비대위 안을 그대로 받아주기에는 제대로 판단할 근거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비대위는 법원 판결문 중의 일부만을 그것도 전후맥락을 잘라버리고 내용 중 극히 일부만을 발췌하여 이것만보고 판단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두당원의 운명, 당의 중대문제를 결정하는데 판결문의 극히 일부내용만을 근거로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당사자들의 소명도 들어야 하고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먼저 이루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비대위가 내놓은 것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판결문일부내용이었다. 이것만 보고 이것만 믿고 어찌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3. 비대위는 국가보안법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찌 국가보안법과 무관하단 말인가. 국가보안법이 없었으면 수사도 처벌도 없었을 사건이다. 국가보안법이 없었으면 비대위가 근거로 삼았다는 판결문 자체가 있을 수 없었다. 근거가 된 그 판결문은 국가보안법 판결문이 아닌가. 당과 모든 당원들이 부정하는 국가보안법에 근거해서 국가보안법의 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판결문을 그대로 믿고 신봉하라는 말인가. 비대위는 당대위원들에게 국가보안법판결문을 그대로 믿고 판단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진실이 바로잡히고 명예가 회복된 무수한 조작사건들 역시 법원 판결에 의해 결론내려진 사건들이었다. 그럼, 그러한 판결문, 진보당당수를 간첩으로 몰아 처형한 조봉암간첩사건의 판결문, 8명을 사법살인했다고 뒤늦게 밝혀진 인혁당재건위사건의 판결문, 5공치하 최대 고문조작사건인 아람회사건의 판결문, 강기훈유서대필 사건의 판결문... 이런 것들을 우리가 믿었어야 했고 그에 근거해 당사자들을 판단하고 배척했어야 했단 말인가. 이 안건은 결코 국가보안법과 무관할 수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수사,처벌된 사건이고, 그 법과 법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국가보안법판결문을 그대로 믿을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어찌, 국가보안법을 부정하는 정당이, 국가보안법으로 투옥되어 고통받고 있는 당원을... 국가보안법판결문을 그대로 믿고 제명하려 할 수 있단 말인가.

    4. 비대위가 의도하든 않든 비대위 안은 국가보안법에 굴복하는 결과이고, 부정해야하고 죽어가고 있는 보안법을 인정하고 살려주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을 부정한다면 국가보안법판결문도 부정해야 함이 논리적이다. 국가보안법을 부정하면서도 그 판결문은 인정하겠다고 함은 이율배반이고 논리모순이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내려진 판결문의 실체적 정당성을 부정해야 옳은 것이다. 그 정당성없는 판결문을 그대로 믿고 그에 따라 당사자들을 제명한다는 것은 결국 국가보안법에 굴복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고, 국가보안법을 인정해주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며, 국가보안법이 의도하는 사상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당사자를 격리시키겠다는 논리에 동조하여 이를 지지,강화시켜주는 것에 다름아니다.

    5. 당사자들은 일관되게 부인하였다. 최기영당원은 손oo씨와 개별적 관계를, 이정훈당원은 장oo씨와 개별적 관계를 가졌다고 인정하면서, 서로 간에 진보운동의 현황과 진로, 당의 현황과 진로에 대해 종종 만나 고민과 의견을 나누었다고 했다. 이것 뿐이다. 북한과 연계를 맺거나 북한인사에게 정보를 준 것이 아니다. 남한의 진보운동가들과 개인적 관계였을 뿐인 것이다. 북한과의 관련성은 알지도 못했고 생각지도 못했다고 부인했다. 북한에 정보를 준적도 없고, 주려고 해본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두 당원이 개인적으로 교류하던 상대방들(손oo, 장oo)이 북한인사와 연계되었는지 알지못했고 연계되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정말로 간첩질을 하려고 했다면, 그들의 신분상 지위상 인맥관계상 훨씬 더 많이 훨씬 더 고급의 정보를 수집했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하면서, 조작이라며 짝퉁간첩이라고까지 강변하였다. 그럼 국가보안법판결문보다는 당원의 말을 더 믿어야 하는 것 아닌가. 비대위의 안은 당원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이 배척하겠다는 것이고, 국가보안법판결문을 그대로 믿자는 것 아닌가. 그러함에도, 어찌 국가보안법판결문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6. 판결문 역시, 이정훈당원의 경우 국가기밀탐지수집전달죄 부분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다. 판결문 역시, 문제된 자료(문건)의 경우 최기영당원이 작성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였다. 1개는 작성자미상으로 당내에 떠돌던 정보가치도 없는 자료였고, 1개는 술자리 뒷다마 수준의 인물평으로 그나마 작성자는 손oo씨였다고 인정했다.

    7. 가사 백보를 양보해서 판결문을 그대로 믿더라도, 결코 ‘당의 기밀’이 아니다. ‘당원정보유출’이라고 평가되기 어렵다. 당의 문건, 당의 문헌은 하나도 없다. 그 내용상 ‘당의 기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고, ‘당원정보’라고 할 정도의 수준도 아니다. 내용은 앞서 언급한 대로 ‘당원정보’라고 할만한 것이 전혀 아니었고, 술자리에서 누구나 떠벌릴 수 있을 법한 작성자의 주관적 인물평에 불과하고 소설같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것이 무슨 ‘당의 기밀’이고 ‘당원정보’라는 말인가. 그에 비해, 훨씬 더 고급의 당원정보가 인터넷, 특히 당게시판에 넘쳐나고 있다. 이것은 왜 문제삼지 않는가. 심지어 지난해 당총무실이 제작하여 배포한 700여명 당직자들의 연락수첩에 비하면 ‘새발에 피’ 수준인데, 왜 이것은 문제삼지 않는가. 인터넷에 올리고, 책자를 배포하는 것은 훨씬 더 전파력이 강한 외부유출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것만을 또 이정도를 어찌 당규상 의무위반인 ‘당기밀 유출’이라 평가하고, ‘해당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감정적으로 평가할 문제가 절대 아니다. 사실관계를 객관적 종합적으로 조사,확인한 다음에 신중하게 평가되어야 할 문제이다. 변호인으로서 자료를 충분히 확인하고 검토한 바로는 결코 ‘당의 기밀’이라고 볼 수 없었고 나아가 ‘해당행위로서의 당원정보유출’이라고 더더욱 인정하기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비대위의 결론 자체가 무리한 결론이고 부당한 평가였다는 것이다.

    8. 그럼, 비대위는 왜 부실조사임에도 서둘러 무리한 결론을 내린 것일까. 일심회사건은 핑계,빌미에 불과하고,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비대위가 당내 다수파라고 생각하는 소위 자주파(?)에 대해 종북,친북이라 색칠하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려는 것, 이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두 당원은 비대위의 그러한 정치적의도를 위해 제물로 삼아졌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대단히 고약한 일이다. 하필이면, 국가보안법 피해자이고, 현재 투옥중이며 간경화로 투병중인 양심수를 제물로 삼으려고 했는가 말이다. 운동가로서의 예의상, 도의상으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진보운동의 도덕성과 생명선을 파괴하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대위의 정치적의도의 호불호를 떠나 부도덕하고 비열한 일이며, 비대위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변호인으로서의 입장을 떠나, 운동가로서도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9. 비대위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려웠다. 왜 지금 이 시점에 새삼스레 ‘친북’을 문제삼는가. 그럼 지난 8년동안에는 몰랐다는 말인가. 알면서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8년을 함께 해왔다가, 이제와 갑자기 일방을 친북이라 매도하고 부정하며 공격하는 것 아닌가. 비대위가 찾고찾아 들추어낸 것이 고작 ‘일심회’와 ‘북핵문제’였다. 둘다 공감을 얻기 어려운 내용이었고 수긍하기 어려운 평가였다. 이에 비대위 역시, 혁신안이 사실상 ‘자주파에 대한 공격이 목적’이고 ‘일심회는 수단’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혁신안이 되려면, 공정해야 하고, 단합을 위한 방도를 찾아야 하며, 일방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통해 달성하려고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비대위안은 '싸움을 말려야' 할 판에 오히려 '싸움을 붙이는' 안이었다. 당지도부(비대위)로서는 분열을 막고 수습하며 단결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혁신의 방향을 일방을 공격하는데서 찾으려고 했고, 어느 일방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공격적인 내용을 주문했다. 그것도 국가보안법수감자를 제물로 삼아서 말이다.

    10. 표결결과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표결결과는 정파간 대립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가 없다. 비대위는 극소수만이 공감하고 압도적 다수가 반대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혁신안이라며 제출했다. 그러고도 부결시키면 ‘불신임으로 간주하고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결과는 압도적 다수(65%정도)가 반대했다. 그리고 ‘잘못된 혁신안 인줄 알면서도 다른 이유로 찬성’한 당대의원들이 상당수 있었음을 감안하면, 그 혁신안이라는 것은 거의 80%이상이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진보정당의 지도부(비대위)가 이렇게 압도적 다수(80%이상)가 반대하는 것을 혁신안이라고 어찌 내놓을 수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이런 것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어찌 배수진을 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압도적 다수가 반대할지를 비대위가 몰랐다면 참으로 무능하고 한심한 일이며, 알면서도 그랬다면 이는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억지이고 떼쓰기다. 단언컨대, 그 반대에는 소위 평등파당원들 상당수도 함께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와 같은 압도적 다수의 반대표결이 나올 수가 없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어찌 이것을 정파대립의 결과이고 자주파의 횡포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상식적 결과일 뿐이다.

    11. 표결직후 보여준 비대위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비대위가 보여준 모습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비민주성과 분열주의가 아닐 수 없다. 어찌되었던 65%가 압도적으로 잘못된 안이라고 평가했다(나아가 분열을 막기위해 받아들이자는 당대의원 상당수를 합치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80%이상일 것이다). 그럼,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또한, 수정안이란 것은 원안이 문제있으면 누구라도 낼 수 있고 동의하는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가결될 수 있는 법이다. 또 이것이 우리 당의 오랜 전통이었고 역사였다. 그러나,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부결결과가 발표되자마자 회의중임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로써 정족수미달(8명부족)로 당대회가 중도반단되고 누구나 예측하듯이 혼돈과 파국으로 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만인만색의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연합정당이다. 이런 연합정당에서는 더더욱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미덕이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초보적 소양이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그러질 못했다. 따라서 이 사태의 근본원인은 종북주의니 패권주의니 하는 논란거리에 있다기보다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반민주성과 정치적의도를 앞세운 분열주의에 있다고 지적할 수 밖에 없다. 결정은 이견이 있어서 하는 것이고 승복을 전제로 한다. 승복하지 않을거라면, 결정할 이유가 없다. 어떤 의견이 다수인지를 확인하고, 차이를 확인하고, 서로 간의 감정의 골만을 키울 결정이라면, 아니한 만 못할 것이다. 결정은 승복을 전제로 해야 하고, 이것은 민주주의 초보적 소양이다. 당연히 당지도부(비대위)로서는 결과를 겸허히 수용했어야 하고 반성했어야 한다. 그리고 당을 깨는 길이 아니라, 당을 살리는 길에 적극 나섰어야 하고, 당원들에게도 그렇게 호소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비대위가 보여준 마지막 뒷모습은 너무나 아쉬었고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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