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던가.
94년이던가, 스코틀랜드 한 펍에서 블레어랑 브라운,
갑자기 횡사한 스미스의 뒤를 이을 노동당 당수선거를 앞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목받던 두 새얼굴이 마주하고
내가 나가네 네가 나가네 티격태격
블레어는 '내 함 하고 그담 너 나와라' 브라운 '그래 알따'
그랬더니 블레어 이넘, 한번도, 두번도 아닌 세번씩이나 당수에 수상해먹고
비켜날줄 모르다가 1년전에 겨우 한 말, '이젠 1년만 더할께'
2005년 세번째 선거를 앞두고 물러날 기색도 없는 블레어에 열통 터져
자서전을 빌어 슬쩍 펍에서 약속 한거 잊었니 말했다가
노동당 쪼개지네 후원금 떨어지네 여기저기서 난리법석
결국 조용히 또 분을 삼켜야 했던 브라운...
천정부지로 치솟던 10년전의 노동당 지지율은
3번을 해먹으면서 블레어가 도로 다 까먹고...
지난 2005년 만 해도 블레어의 브라운 제거 작전,
재무부를 둘로 쪼개고 2인자 자리 차고 있던 재무장관 브라운을
외무장관으로 밀어내는 계획도 있었지만
뚝뚝 떨어지는 지지율에 블레어도 거기서 그만~
그래도 브라운이 끝내 눈에 가시라 신예 환경장관 밀리반드 꼬드겨서
브라운도 이젠 늙었다 새얼굴 내세운다
블레어 주변 사람 애도 쓰긴 했지만
밀리반드는 한사코 거절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스코틀랜드 잃고, 웨일즈에서 주도권(majority) 떨어지고
잉글랜드에서도 지방의석 우수수 떨어지니
그래도 100년 역사 영국 노동당
브라운 밑으로 단결하라!
당수 선거 후보 등록 지지 의원 308명 확보
남은 의원 수가 등록에 필요한 의원 수 45명에 채 안되니
마지막 까지 후보에 오르려던 구좌파 후보 맥도넬, 링에 오르지도 못하고 자동 탈락
이젠 노동당 당수 선거 단독 후보가 되었으니
14년을 블레어 밑에서 울분을 삼켜야 했던 그 브라운
드. 디. 어. 수상 자리 찜!!!
안그래도 너무 뻔한 결론이 예상 되던 때라
그래도 상대 후보 한 명 있어서 경선이라도 치뤄야 않겠냐며
난데없는 (좌파 후보에게) '의원 꿔주기' 논란이 있었지만
14년을 기다린 브라운, 마음이 급했던지
그냥 의원 308명을 싹쓸이~
지난 일요일 노동당 당수 선거 운동 발족식을 하면서
그래도 지지연설 하러 나온 블레어가
말로는 입바른 브라운 칭찬 하면서도
그 연설 달인이 눈은 딴데로 돌리고, 말은 더듬고
끝내 라이벌에 권력 넘기는 거 못마땅한 티 팍팍 내도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브라운은 이러나 저러나 싱글 벙글
BBC 카메라에 연설문 판이 얼굴을 가려 나와도
생방송 인터뷰에서 그거 어떻게 된 일이냐 물어도
'그렇게 배워 가야죠'하면서 여전히 싱글벙글
성문 헌법 제정, 생태 도시 건설, NHS 개혁 등등
하루에 하나씩
젊은 피로 등장해 상대도 없이 링위에서 혼자 잘나가던
보수당 당수 카메론에게
링에 올라오자 마자 강펀치 펑! 펑! 펑!
그래도 이미 블레어와 14년간 물밑 예선전에
체력이 많이 소모된 브라운,
아직 펀치빨이 잘 안먹히는데...
블레어 10년의 전설 끝에 간만에 찾아온 영국의 권력 이행기,
제3물결 신노동당파를 창설하여
시장원리 공공개혁 쌍절곤으로 험준한 이라크 계곡을 헤치고서
나름대로 10년을 버텨온 블레어를 넘어,
블레어 복제 신공으로 일단 기선을 먼저 잡은 보수당 카메론에 맞서
강호 최고수 대전에 발을 들여놓은 브라운,
그는 많은 이들의 기대 데로 공공 가치 재건 산파술을 연마했던 것일까...
향후 2년간 스트레스 없이 감상 가능한 흥미 백배, 재미 백배, 배울거리 만빵
영국 정치 격돌 드라마 개봉 박두!
함께 즐감해 보심이.....
- 브라운 차기 수상이 사실상 공식 확정 되던 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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