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유전자 등록’ 인종차별 논란
흑인 비율, 백인의 4배
영국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국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내무부는 지난 4일 지난해말 현재 3백만명의 유전자 샘플(전국민의 5%)이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2008년까지 420만명(전국민의 7%)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럽연합 평균 1.13%, 미국의 0.5%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다.
내무부는 유전자 감식에 의해 해결되는 사건이 지난 5년간 4배로 증가했으며 사건 수사의 75%가 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데이터베이스 확대를 위해 지난 5년간 3억파운드(약 6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 지난해 4월엔 일단 체포되거나 조사를 받은 용의자는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유전자를 채취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야당인 자유민주당은 내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어떤 혐의도 입증되지 않은 14만명의 유전자 샘플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범죄 희생자들도 포함돼 있다. 자유민주당 내무담당 대변인인 린 피더스톤은 “이것은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침해”라고 비난했다.
논란은 최근 유력 일간지 <가디언>이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흑인이 백인의 4배에 달한다고 폭로해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무부는 이에 대해 약 11만명의 샘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혐의가 인정된 범죄자에게서 확보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그러나 전국 흑인경찰연합의 케이스 자넷 대표는 “그동안 불심검문에 백인보다 흑인이 당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흑인의 높은 비중은 이런 경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흑인경찰연합은 지난 5일 정부에 인종편향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 한겨레 2006년 1월 9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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