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고령 노동당원 전당대회에서 이라크전 항의하다 쫓겨나
- 쏟아지는 비난 끝에 총리, 각료 줄사과 후 전당대회 복귀
사건은 노동당 전당대회 셋째날인 지난 수요일, 외무장관인 잭 스트로가 연설 중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언급할 때 일어났다. 만 82세로 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한지 57년 되는 월터 울프강씨가 ‘넌센스’라고 소리쳤고 뒤이어 안전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쫓겨났다. 그의 출입증은 압수당했으며 다시 전당대회장으로 들어오려 하자 테러방지법에 근거하여 경찰에 의해 제지되었다.
이에 대한 비난은 당일 전당대회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 당 대의원은 발언을 요청하여 “잭 스트로우는 많은 경험을 가진 정치인으로 반대의견에 대해 이것보다 더욱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날 <비비시> 방송은 저녁뉴스에서 ‘이 것이 노동당이 토니 블레어가 태어나기 전부터 노동당원이었던 사람을 다루는 모습이다’라는 멘트와 함께 울프강씨가 강제로 들려 쫓겨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목요일 아침자 주요 신문들도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이 고령의 당원이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테러방지법을 사용한 것을 두고 그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 지도부에서도 비난이 잇따랐다. 보수당 당수선거에 출마한 데이비스씨는 “시민의 자유와 안보가 혼돈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자유민주당 대표 휴스씨는 이번 사건에 대한 노동당의 태도는 ‘권위주의적’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미 당일날 노동당 의장이 사과했지만 이같이 비난이 거세지자 당수이자 총리인 블레어까지 직접 나섰다. 그는 각 방송 목요일 아침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안전요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다루는데 서투르다. 향후에는 보다 적절하게 훈련 시킬 것”이라고 사과와 해명을 거듭했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 목요일, 울프강씨의 출입증은 되돌려졌으며 그는 다른 당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으며 전당대회장으로 돌아왔다. 당 부사무총장, 외무장관이 사과했고, 또한 전당대회 마무리 연설에서 존 레이드 국방장관이 다시 공개적으로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37년 나치 치하 독일에서 탈출해 그동안 핵무기 반대운동을 벌여왔던 전쟁중단연합 회원인 울프강씨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침략과 같은 우리의 큰 잘못과 달리 작은 잘못 하나가 바로 잡혀졌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센 항의를 몸소 접하고 다음 선거전에 사퇴할 것임을 말한 바 있어 사임시기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런던 테러와 함께 사그라 들었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사임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지나갔지만 그의 앞길이 그다지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이번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
- 사진설명: 이라크전에 대해 항의하던 한 고령의 노동당원(왼쪽아래)이 안전요원에 의해 쫓겨나고 있다. (사진출처: BBC 웹사이트)
- 2005년 10월 1일 한겨레 송고, 보도시기 놓쳐 비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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