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인가
SBS TV의 인기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에 출연중인 스마일매니아(대표 박승대) 소속 개그맨들이 소속사로부터의 불평등한 이면계약과 비인간적인 처우에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가진지 거의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마일 매니아 박승대 사장이 이를 전면 부인하고 개그맨들이 이를 재반박하면서 무엇이 사실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지만 언론은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만 할 뿐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개그맨들의 행동을 보고 ‘은혜를 저버렸다’, ‘배은망덕하다’는 주장과 ‘악덕 기획사의 착취’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일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일부 주장을 사실 확인 등 여과 과정 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어 오히려 감정적 논란만 부추기고 있다.
‘연 1억 벌고, 외제차 타면서 노예?’, 자극적인 제목에 사실은 실종,
같은 사이트에 정반대 기사와 주장이 버젓이 실리기도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뉴스란에 ‘연 1억 벌고, 외제차 타면서 노예?’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한 인터넷 뉴스 사이트의 기사를 싣고, 자사 메신저 뉴스 란에 톱기사로 사진과 함께 실었지만 뉴스 내용은 웃찾사 사태와 관련해서 그냥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수집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도대체 누가 연 1억을 벌었다는 것인지, 누가 외제차를 탔다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최근 언론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1차 개그대전, 박승대가 이겨야한다’라는 제목으로 한 네티즌의 주장을 첫 화면에 실었다. 하지만 이 글 가운데는 모 굴지의 연예기획사가 개그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뛰어든다는 뉴스를 근거로 개그맨들의 행동에 배후세력의 음모가 관련돼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한 주장이었다.
바로 같은 사이트에 그 모 기획사가 웃찾사 소속 개그맨은 영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사가 실려 있는 반면 이에 정면으로 배치된 내용이 버젓이 최상단으로 실려 있는 것이다.
연예인의 기획사와의 전속계약과 관련된 논란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01년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로 촉발되었던 연예인 ‘노예계약’ 파문은 음반제작사협회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소속사 연예인들을 집단으로 출연 거부시키는 등 파문은 지금보다도 컸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양측 대립만 전달할 뿐 사실을 확인하거나 진단하는 시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 다음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노예계약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기획사들은 징계를 면치 못했다. 공정위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감정적 대립과 논란만 무성한 채 사건이 유야무야됐음은 물론이다.
무책임한 보도 속에 여론재판 희생자만 양산될 뿐
이번 사태 역시 양측이 대립으로 치달을 경우 결국 진실여부는 법정의 판단으로 넘겨져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금과 같이 당사자들이 직접 연루되어 있어 대중에 민감한 연예인들이나 연예기획사가 사실에 관계없이 여론재판에 의해 1차적으로 희생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책임 있는 보도는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현재처럼 사실 확인 없이 주장과 감정자극만 난무한 보도 행태 속에서는 합리적인 (개그계의) 연예 시스템 등 발전적 논의는커녕 감정적 주장의 피해자만 양산될 것이다.
2005년 5월 14일 오마이뉴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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